법칙을 지키며 살아가는 머피의 공간

파워 인플레이션 현상은 왜 나타날까? 파워 인플레는 일본 소년 만화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일본 만화의 전형적인 패턴은 '위기 ▶ 각성 ▶ 극복 ▶ 새로운 위기' 순으로 나타난다. 매순간 새로운 적이나 문제상황이 등장하고 주인공은 그 순간을 넘기며 더 강해진다. 이를 통해 플롯의 긴장감을 높이고, 각성하는 부분에서 극적인 연출이 가능하다. 문제는 이런 패턴을 계속 반복할 경우 생긴다. 주인공도, 그 주인공이 맞닥뜨리는 적도 끝없이 강해져야 한다. 계속 강해지기만 하다가 결국 점점 과장된 결말로 치닫는다. 그렇다면 파워 인플레 현상에는 어떤 문제가 있을까? 먼저 반복되는 패턴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주인공은 어느날 강한 적을 만나 패배한다. 절치부심하여 수련 끝에 그 적을 쓰러트린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

컨텐츠/만화&애니메이션 2019. 12. 21. 00:12

셜록은 정말 소시오패스(Sociopath)인가? 영국 드라마 의 주인공 셜록 홈즈는 자신을 '고성능 소시오패스'라고 말하고 다닌다. 자신을 싫어하는 형사가 '사이코패스'라고 하자 이렇게 응수한 것이다. 자신을 그렇게 지칭하니 당시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넘어갔지만 인제 와서 생각해보니 그런 생각이 든다. 셜록은 정말 소시오패스일까? 아니면 그저 조금 특이한 사람일 뿐일까? 사실 소시오패스는 정식으로 명명된 의학적 증상이 아니다. 흔히 말하는 소시오패스와 사이코패스는 '반사회성 인격장애'의 범주에 들어간다. 정신건강의학과 질병을 분류해놓은 표인 DSM-V에 따르면 반사회성 인격장애는 다음과 같은 7가지 조건 중 3가지 이상을 만족시켜야 한다. 1. 법이나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 2.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

컨텐츠/드라마&다큐멘터리 2019. 12. 17. 22:26

일본 만화는 왜 캐릭터의 눈을 크게 그리는 걸까? 일본 만화 캐릭터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는 눈이 크다는 것이다. 만화 내에서야 자연스럽게 표현이 되지만 사실 실제 그렇게까지 눈이 크다고 생각해보면 이질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더구나 일본 만화 캐릭터의 주류를 차지하는 일본인 내지는 동양인은 서양인보다 눈이 작은 편이다. 미국 만화와 비교해보면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미국 만화의 경우 선이 굵고, 각진 모습, 실제와 같은 크기의 눈을 가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일본 만화는 대부분 선이 부드럽고 둥글둥글하며 눈을 과장되게 그린다. 왜 그럴까? 1. 데즈카 오사무 1937년, 디즈니에서 영화 가 제작되어 상영된다. 이 영화는 사상 최초로 제작된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로 당시 많은 사람을 경탄하..

컨텐츠/만화&애니메이션 2019. 12. 15. 22:35

*작품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그들은 정말 사랑했을까 드라마 에는 보니라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보니는 사랑하던 크레이그 교수를 죽인 제임스와 엘리사를 찾아다닌다. 복수하기 위해. 제임스의 차에 히치하이킹하거나 같은 숙소에 머물며 기회를 엿본다. 하지만 계속 일이 꼬이게 되고 실수로 산장 주인을 죽여버리기까지 한다. 마침내 결말 부에서 삼자대면을 했을 때 제임스가 묻는다. 왜 자신들을 진작에 죽이지 않았냐고. 보니는 머뭇거리며 말한다. 그냥 얘기를 듣고 싶었다고. 왜 그래야만 했는지. 사실 누구나 제임스와 같은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 왜 보자마자 권총을 쏴버리지 않았을까? 몇 번이나 그럴 기회가 있었는데도?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어쩌면 보니는 자신의 감정에 확신이 없었던것은 아닐까? 애초에 그녀..

컨텐츠/드라마&다큐멘터리 2019. 12. 13. 16:45

구독 플랫폼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지난 12일, 디즈니 플러스가 서비스를 시작했다. 픽사에 마블, 21세기 폭스까지 인수한 디즈니 왕국의 문이 활짝 열리는 순간이었다. 디즈니 플러스는 하루 만에 가입자가 1,000만 명을 넘어서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넷플릭스를 따라잡겠다는 야심 찬 포부도 밝힌 상태다. 바야흐로 구독 플랫폼 전성시대다. 구독은 본디 신문이나 잡지에서 쓰이던 개념이었다. 일정한 기간 동안 정해진 금액을 내면 일간지나 월간잡지를 제공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요즘은 기존의 방식에서 더 확장된 형태를 띤다. 이제 구독료만 내면 특정 플랫폼 안에 있는 모든 컨텐츠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음원 사이트에서 무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넷플릭스에서 모든 컨텐츠를 볼 수 있는 것이 여..

컨텐츠 2019. 12. 11. 20:36

*작품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에서 도쿄는 정말 민폐 캐릭터일까? 얼마 전 회사 동기들과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자연스레 누가 가장 민폐 캐릭터인지로 주제가 넘어갔다. 대부분 사람들은 '도쿄'를 꼽았다. 드라마 에 나오는 강도들은 도시 명칭으로 자신의 별명을 정한다. 그 중 한 명이 '나이로비'와 함께 홍일점을 맡은 도쿄다. 나름 나레이션도 하는 주인공 캐릭터다. 그런 주인공이 민폐 캐릭터라니, 아이러니다. 드라마를 본 사람이라면 이 말에 동의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도쿄는 감정이 앞서는 인물이다. 연하인 '리우'와 사귀거나, '베를린'에게 총을 들이대거나, 다시 조폐국으로 들어오기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강행돌파를 한다. '모스크바'는 그런 도쿄를 보고 네가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죽어간다며 나무라..

컨텐츠/드라마&다큐멘터리 2019. 12. 9. 20:46

일본은 다른 나라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미드는 미드만의, 영드는 영드만의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일본 만화도 마찬가지다. 이는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눈이 크고 둥글둥글한 그림체나, 플롯이나, 클리셰적인 대사가 그렇다. 그런데 일본 만화를 보면 일본 사람들이 세계의 다른 국가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다. 이런 각 국가에 대한 이미지를 통해 역으로 일본이 어떤 국가인지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일본 만화에는 수많은 나라가 나온다고 생각하겠지만 의외로 선택지는 한정되어 있다. (가상의 국가를 제외한다면 말이다.) 1. 영국, 그리고 서양 우리에게 있어 서양이란 미국에 가까운 모습이다. 물론 일본도 그렇다. 하지만 적어도 일본 만화에서의 서양은 유럽, 그중에서도 영국을 중심에 두고 있다...

컨텐츠/만화&애니메이션 2019. 12. 5. 18:09

*작품에 대한 스포일러가 없는 글입니다. 1. 달리 가면, 빨간 점프슈트, 그리고 Bella Ciao (안녕 내 사랑) 드라마 에 나오는 강도들은 달리 가면을 쓰고 나온다. 영화 에 나오는 '브이'의 가면이 생각난다. 다만 실제 스페인의 화가인 살바도르 달리를 모티프로 했다는 점이 다르다. 살바도르 달리는 1904년 스페인의 피게레스라는 도시에서 태어났다. 국내에는 초현실주의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물론 유명한 화가이긴 하지만 강도들의 가면으로 삼기에는 생뚱맞다. 더구나 스페인에는 피카소나 고야, 호안 미로 같은 쟁쟁한 예술가들이 즐비하다. 이 하필 달리 가면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살바도르 달리는 젊은 시절 다다이즘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다다이즘은 반이성, 반도덕, 반예술주의를 기치로 내걸고 나타난..

컨텐츠/드라마&다큐멘터리 2019. 12. 3. 2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