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인도에서 살아남기 - 5] 인도가 매력적인 여행지인 이유 세 가지

정보 & 썰/여행

by 법칙의 머피 2020. 2. 3. 22:30

본문



인도에서 살아남기 - 인도는 왜 매력적인 여행지일까?


인도에서 살아남는다는 표현을 쓰긴 했지만, 인도는 지금까지도 내 최애 여행지로 남아있다. 사실 인도를 다녀온 다른 사람들을 봐도 반응은 극과 극으로 나뉘었다. 누군가는 인생에서 가장 매력적인 여행지로 인도를 기억했다. 누군가는 다시는 그 땅에 발을 들이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 사람들이 내게 묻는다. 왜 인도가 그토록 좋냐고. 이유가 대체 뭐냐고.


사실 말문이 막힌다. 인도는 하나의 거대한 세상이다. 그곳에서 받은 인상을 어떻게 순간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나중에라도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인도의 매력 포인트 세 가지를 떠올려봤다.



1. 뻔하지 않은 마살라 같은 곳


인도는 거대한 나라다. 단순히 땅 크기나 인구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인도라는 거대한 그릇에는 수많은 종교와 인종, 문화, 먹거리, 문화재, 언어가 녹아들어 있다. 이 모두가 인도라는 이름 아래 묶여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인도에서 다른 지역을 가는 것은 마치 다른 나라를 가는 것과 같다고 한다. 그럴 만도 하다. 인종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고, 게다가 엄청나게 머니까. 아버지가 다니던 회사 직원 중 한 분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자기 고향을 가려면 기차를 타고 3박 4일을 가야 한다고. 그래서 휴가 기간에도 고향에 가지 못한다고. 비행편이 있지만 부담되는 가격이라 언감생심이다.





인도는 뻔하지 않다. 마치 마살라처럼. 마살라는 커리에 주로 들어가는 향신료를 말한다. 특정 향신료가 아닌 향신료의 조합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하다. 마살라는 어떤 비율로, 어떤 조리법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맛과 향이 천차만별이다. 참고로 인도 영화에 중간중간 들어가는 춤과 노래도 마살라라고 부른다.


인도 역시 다양한 사람, 문화, 종교가 뒤섞여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감칠맛을 낸다. 이 맛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인정할 수밖에 없는 단 한가지 사실이 있다. 그 맛이 절대 뻔하지 않다는 것. 지역마다 사는 방식이 다르고, 모시는 신이 다르고, 내가 받는 느낌이 달라진다. 특히 지역적 특색이 많이 사라진 한국에서 왔으니 더욱 그럴 수밖에. 인도사람들도 자신의 나라를 정말 자랑스러워한다.


이곳은 차라리 하나의 작은 우주다. 힌두교도와 무슬림과 시크교도와, 기독교인과 불교 신자가 뒤섞여 살아가는 곳. 신과 인간과 동물이 함께 공존하는 곳. 비록 짧게 살아보았지만 정말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매력덩어리다.





2. 인도 사람들


그리고 이런 문화를 만들어내는 건 역시 인도 사람들이다. 인도 사람들은 말을 참 잘한다. 어릴 때부터 다른 건 몰라도 각종 경전을 읽으며 말하는 교육을 받기 때문이다. 언어도 기본적으로 2~3개는 배운다. 그래서 여행을 다니다 인도인과 말싸움이라도 나면 참 난감하다. 분명 말도 안 되는데 말로 이기기가 힘들다. 다르게 얘기하면 참 유쾌하고 재밌다. 자신감이 넘치고 재치 있다.


이런 자신감의 기저에는 인도라는 유일무이한 나라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영국은 약 200년간 인도를 식민지로 삼았지만 결국 이들을 바꾸지 못했다. 세계 4대 문명 중 하나가 피어난 곳이자, 각종 종교의 발원지인 만큼 뿌리가 깊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뿌리가 마냥 좋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인도인이라는 정체성만은 강하게 남겼다.





인도 사람들은 참 독특하다. 삶의 방식도, 사고방식도.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구나 하고 상념에 빠지게 만든다. 물론 나도 그 모든 면을 긍정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이 나라에 푹 빠질 이유로는 충분했다.



3. 여행의 종착지


인도는 아프리카나 남미와 함께 배낭여행자의 종착지로 여겨진다. 아프리카나 남미야 거리가 멀어서 그렇다고 치지만 인도는 왜 그럴까? 사실 유럽이나 미국이 인도보다 훨씬 먼데. 이는 인도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허들(Hurdle) 때문이다. 인도는 사실 매력적인 여행지이지만 여행을 다니기 쉬운 곳은 아니다. 인프라도 아직 많이 부족하다. 부족한 시설도 있겠지만, 그 인프라를 이끌어가는 사람의 문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시로 연착되는 기차나, 소매치기, 사기꾼도 있다. 이런 인도의 어두운 면을 본 사람들은 대개 고개를 젓는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렇기에 인도 여행이 더 값지고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모든 것이 편한 한국에서는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감정을 진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노련한 여행자도 이곳에서는 겸손하게 인도의 시간을 따라 살아간다.





인도에서 약 한 달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살아남아 보았다. 사실 살기에 그리 좋은 곳은 아니다. 모든 것이 불편하고 낯설다. 만약 산다고 하면 그렇게 추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자신을 여행자로 여긴다면, 매력적인 나라에 한 번쯤 가보고 싶다면 인도를 꼭 가보자. 이 글에 표현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경험과 감정을 한껏 누릴 것이다. 인도는, 정말 인도에서만 경험할 수 있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