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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살아남기 - 3] 여행 다녀온 곳에 대한 짤막한 후기

정보 & 썰/여행

by 법칙의 머피 2020. 1. 30.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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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살아남기 - 인도 여행하기


비록 살아가기 위해 간 곳이었지만 인도에 있는 동안 틈틈이 여행을 했다. 주로 북부를 중심으로 다녔고, 옆 나라인 네팔과 스리랑카도 방문했다. 여행자로서 맞이한 인도는 또 다르게 다가왔다.


사실 인도만큼 호불호가 극심하게 갈리는 여행지도 드물 것이다. 누군가는 혼란스러운 길거리와 수시로 따라붙는 호객꾼에 질려 다시는 인도를 찾지 않는다. 하지만 또 누군가는 인도의 매력에 푹 빠져 몇 번이고 다시 비행기에 오른다. 마치 마살라(향신료)를 잔뜩 넣은 커리 한그릇처럼 자신만의 향이 너무 짙은 탓이다. 거기에 익숙해지지 못하면 거부감이 든다. 하지만 한번 맛을 들이면 헤어나올 수 없다. 나는 명백히 후자였다. 인도는 지금까지도 최고의 여행지로 남아있다.




골든 트라이앵글 + 바라나시


인도에서 여행을 하다 보면 '골든 트라이앵글'이라는 용어를 듣게 된다. 다만 동남아에 있는 그것과는 다른 의미다. 이는 인도 북부에 있는 델리, 아그라, 자이푸르를 아우르는 대표적인 여행지를 일컫는 말이다. 사실 같은 계열로 묶이기에는 꽤 다른 도시지만 그래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는 좋다.


델리 근처에서 지내다 보니 아무래도 이 도시를 찾을 일이 많았다. 수도답게 각종 주요시설과 큰 사원이 밀집되어 있다. 지하철이 있어 교통도 상대적으로 편하다. 무엇보다 국제공항이 있어 가장 먼저 접하는 곳이기도 하다.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날 맞이하던 습기와 열기, 클락센 소리를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이래저래 한적한 곳은 아니다.





아그라는 인도의 가장 대표적인 문화재인 타지마할이 있는 도시다. 아이러니하게도 타지마할은 이슬람 왕조인 무굴 왕국 시절에 지어졌다. 델리를 대표하는 문화재 중 하나인 꾸뚭 미나르도 힌두교 사원을 부숴 이슬람식 미나레트(첨탑)로 재건축한 것이다. 힌두교 국가라는 게 무색할 정도다. 델리에서 잘 보이지 않던 소도 심심찮게 구경할 수 있다.


자이푸르는 일명 '핑크 시티'로 불린다. 실제로 가보면 핑크보다는 밝은 갈색에 가깝지만 어쨌든 그렇단다. 자매품으로는 '블루 시티' 조드푸르, '골드 시티' 자이살메르가 있다. 도시 자체도 구경하기 좋고 문화재도 나름 아기자기하게 잘 갖춰져 있어서 관광하기에는 참 좋은 곳이다. 근교에 있는 암베르 성도 기회가 된다면 꼭 들려보자. 인도 성(城)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다.





인도 안의 인도를 보고 싶다면 바라나시로 가자. 갠지스강을 끼고 살아가는 인도인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인도에 대한 호불호가 극대화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만약 바라나시를 즐길 수 있다면 인도 어디를 가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그 코끝을 찌르는 향과 분위기라니. 날씨가 좋을 때 꼭 다시 찾고 싶다. 아, 그리고 갠지스강 정말 더럽다. 손을 잠깐 넣은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라다크


라다크는 인도 북부에 있는 지역으로 파키스탄, 그리고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곳이다. 그래서 고산 지역임에도 군대가 주둔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조용한 산골 마을의 모습이다. 주류 인도인과는 다른 인종과 종교를 가지고 있어 잠시 다른 나라에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수 있다. 인도에서 정신없이 시달리다가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 다만 해발 3,000m 이상의 고산 지역이라 몸의 평화는 보장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인도를 최고의 여행지로 꼽게 된 가장 결정적인 이유였다. 이곳에는 거대한 호수도 있고 심지어 사막도 있다. 또 하얀 벽이 인상적인 곰파(티벳식 사찰)와 명상의 공간이다. 고산병 때문에 골골댔지만 정말 행복한 나날이었다. 항상 날이 서 있었는데 여기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진정 순간을 즐길 수 있었다. 이곳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네팔과 스리랑카


인도 옆에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나라가 있다. 바로 네팔과 스리랑카다. 우선 스리랑카는 기본적으로 불교 국가이다. 그리고 섬나라이다. 덕분에 자신들만의 문화를 꽤나 잘 보존하고 있다. 인도보다도 남쪽에 있어 날씨가 덥다. 그래서 휴양하러 이곳을 찾는 사람도 많은 편이다. 주로 여행을 다니긴 했지만 여기서 푹 쉬어도 괜찮겠다 싶었다. 인도 내륙에서는 구경하기 힘든 해산물이나 신선한 열대 과일도 실컷 먹을 수 있다.




네팔은 반대로 힌두교 국가다. 부처가 탄생한 곳치고는 참 아이러니하다. 수도 카트만두는 델리 이상으로 혼란스러운 곳이지만 비행기를 타고 포카라를 가면 그렇게 조용할 수가 없다. 페와 호수에 비치는 안나푸르나의 모습은 정말 아련하다. 꼭 트레킹을 하지 않더라도 시간을 두고 지내고 싶었다. 마차푸차레와 안나푸르나를 관망할 수 있는 오스트레일리안 캠프라는 곳에서 하루를 보냈다. 전날 비가 와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는데 다음 날 아침이 되니 거짓말처럼 설산이 모습을 드러냈다. 꼭 다시 찾아서 트레킹을 하리라.







<4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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