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러 가지 의미에서 가장 핫한 주식 종목이라고 하면 역시나 '게임스탑'이다. 게임스탑은 미국의 비디오 게임 판매업체로 최근 주가가 거의 80배 가까이 오르며 그야말로 대박을 터트렸다. 공매도를 치려는 헤지펀드와 이를 저지하려는 개미들 사이의 전쟁이 벌어지며 비정상적으로 주식 가격이 오른 것이다. 여기에 소문을 듣고 찾아온 단타 매매 투자자가 몰려들며 급기야 거래정지 조치까지 나온 상태다.
이렇게 단기간에 급등한 주식을 보면 주식 단타 매매의 유혹에 쉽사리 빠지게 된다. 사실 주식 단타 매매 자체는 그저 하나의 투자 방법론에 불과하다. 장기투자가 무조건 옳다는 법도 없고, 단타 매매로 성공하는 이들도 종종 있다. 그렇다면 왜 주식 단타 매매로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걸까? 그 이유를 한번 알아보자.
1. 매도-매수 타이밍을 맞추기 어렵다.
주식 단타 매매는 하나의 전제를 깔고 시작한다. 바로 '매수-매도 타이밍을 정확하게 맞출 수 있다'이다. 단타 매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타이밍이다. 시세차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전략은 저점에 사서 고점에 파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게 가능할까?
흔히 떠도는 주식 격언 중 하나로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아라'가 있다. 주가가 반등할 때 (무릎에) 샀다가 다시 하락할 때 (어깨에) 팔라는 것이다. 주식 차트만 보면 매우 쉬워 보인다. 그냥 올라갈 때 매수해서 내려갈 때 매도하면 되니까. 그런데 이건 결과론적인 얘기다. 이 주식이 당장 내일 올라갈지, 내려갈지는 사실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래서 주식 분석 방송을 보면 이미 지나간 종목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섣불리 예측했다가 틀리기라도 하면 후폭풍이 거세기 때문이다.
아마 단타 매매의 가장 이상적인 예는 게임스탑같은 종목의 흐름을 정확하게 맞추는 게 아닐까 싶다. 주가가 오르기 전 사서 최고 고점일 때 팔면 되니 얼마나 쉬운가? 하지만 이렇게 급등하는 주식을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시장 자체는 등락을 반복하지만, 개별 종목의 운명을 점치기는 힘들다.
미래를 정확하게 알 수만 있다면 단타 매매는 이상적인 투자 방법이다. 수익과 유동성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일 무슨 일이 있을지 정확하게 읽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시간이 지나고 그 사건이 벌어지기 전의 여러 신호를 집어내는 이들은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사후해석에 불과하다.
장기투자, 분산투자를 하는 목적은 단 하나다. 어차피 단기적인 시장은 예측할 수 없으니 최대한 위험을 줄이자는 것이다. 단타 매매가 가지기 어려운 장점이다.
2. 시장의 장기적 추세에 올라타기 어렵다.
시장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 주식 투자의 기본 전제다. 물론 개별 주식은 등락을 반복하다 아예 상장폐지가 되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래서 시장을 끌고 갈 우량한 종목을 골라 장기투자를 하는 것이 기본 전략이다. 하지만 단타 매매는 이와는 반대되는 길을 택한다. 장기투자는 돈이 너무 오래 묶여있으니, 차라리 자산의 회전율을 올려 이익을 극대화하자는 것이다.
적어도 상승장에서는 유의미한 전략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주가가 계속 오르는 상승장이라고 해도 단타 매매로 큰돈을 벌기는 어렵다. 내가 판 직후로도 주가가 계속 오르면 상대적으로 난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하물며 주가가 박스권 내에서 움직이는 횡보장이나 하락장은 어떻겠는가? 주식 단타 매매를 하다가 손해를 보면 손절매 (손해를 보고 주식을 파는 것)를 해야 한다. 장기로 그 주식을 가져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 그렇게 손절매를 통한 손해가 누적되면 그동안의 이익이 한순간에 날아가 버릴 수 있다. 손해는 이익보다 내 자산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위의 표는 세대 및 성별 주식계좌의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작년에 신규로 개설한 계좌를 소유한 일명 '주린이'의 성적표다. 표를 보면 20대 남성의 성과가 가장 좋지 않다. 단순히 20대가 경험이 부족해서 그런 걸까? 20대 여성은 20대 남성은 물론 30, 40대 남성보다도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요인은 바로 높은 자산회전율이다. 20대 남성은 무려 68배의 회전율을 보이며 전 세대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100만 원의 평균 잔고액을 기준으로 6,800만 원어치의 매매를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단타 매매 비율이 높고 장기투자 비율이 낮았다. 작년 코로나 사태 이후 주가가 지속해서 오른 상승장이었다는 점을 기억한다면 처참한 결과다.
반면 여성의 경우 전 세대를 통틀어 상대적으로 장기투자 비율이 높았다. 장기투자를 한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적어도 단타 매매 보다는 평균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인다. 투자는 결국 확률 게임이다. 조금 더 확률이 높은 쪽에 베팅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단순한 논리다.
3. 본업이 무너질 수 있다.
단타 매매로 성공하기 어려운 마지막 이유는 바로 생업에 지장이 있다는 것이다. 전업 투자자가 아닌 이상 다들 자신의 생계를 꾸리기 위한 본업이 있다. 설령 당장에 직업이 없더라도 시험을 준비하든 학교에 다니든 일상이 있다. 주식 단타 매매를 하려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한다. MTS든 HTS든 계속 호가창을 들여다봐야 타이밍을 잡을 수 있다.
그런데 자기 생업이 있는 상태에서 이게 가능할까? 설령 가능해도 문제가 없을까? 회사에서 스마트폰만 하루종일 들여다보거나 모니터 한 쪽에 항상 HTS를 띄어둔다면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 자기 자신의 멘탈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주가의 등락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 재테크는 어디까지나 본업이 아닌 부업이다. 기본적인 소득이 나오는 곳은 내 본업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물론 장기적으로는 근로소득이 아닌 자본소득을 극대화해야 한다. 하지만 그 자본소득을 위한 투자금은 결국 근로소득에서 나온다.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좋지만 너무 지나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시장과는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해야 한다. 너무 무관심하게 방치하지도, 집착하지도 않아야 한다.
주식 단타 매매나 장기투자 중 어느 쪽이 꼭 낫다고 말할 수는 없다. 투자의 일차적인 목적은 어쨌든 수익을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본인에게 더 맞는 방향을 설정하면 그만이다. 실제로 단타 매매로 꾸준한 수익을 내는 이들도 있으니 철저히 공부해서 이쪽 길로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한 가지만 기억하자. 단타 매매든 장기투자든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을. 가장 나쁜 투자는 결국 무지에서 나온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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