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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 검사가 새삼 다시 뜨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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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칙의 머피 2020. 8. 2.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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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 검사가 새삼 다시 뜨는 이유


요즘 인터넷과 방송에서 MBTI 검사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MBTI 검사는 4개의 척도, 16개의 성격유형으로 사람을 구분한다. 사실 세계 2차대전 당시에 만들어진 성격유형 검사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특이한 현상이다. 국내에서 유독 인지도가 높긴 하지만 새삼 인제 와서 MBTI 검사가 다시 뜨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MBTI 검사가 어떤 양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지 알아보자. 키워드 분석 사이트인 블랙키위에서 'MBTI'로 검색한 결과이다.



['MBTI'의 일 년 검색 동향]



평이하게 흘러가던 검색량이 작년 12월을 기점으로 갑자기 급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6월에 정점을 찍고 다시 내려가고 있다. 아마 연말쯤에는 평년 검색량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즉 MBTI에 대한 관심은 꽤 최근에 급증했다.


그렇다면 어떤 유저들이 MBTI를 많이 검색했을까? 아래 사진을 보자. 우선 일명 MZ 세대로 불리는 1020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특히 20대의 경우 약 45.5%로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여성의 비율이 67.3%이다. 즉 MBTI 검사와 관련하여 1020 여성의 검색량이 많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들 타겟층에서 MBTI 검사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였고 따라서 검색량과 컨텐츠 량이 압도적으로 늘어났다.



['MBTI'의 연령별, 성별 검색 비율]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혈액형 검사의 경우 조금 더 연령대가 올라가 2030 여성들이 많이 검색한다. 나름대로 인지도가 있는 Big 5 검사의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성격 유형 검사는 젊은 세대, 그중에서도 여성이 더 관심 있게 생각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혈액형 검사'의 연령별, 성별 검색 비율]



그렇다면 왜 1020 여성들은 MBTI 검사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품게 된 것일까? 그만큼 젊은 여성층에서 자기 자신을 알고 싶은 욕구가 커서일까? 일견 맞는 말이다. 한국에서 통상적인 삶의 단계를 밟아왔다면 자아에 대해 성찰하고 탐구할 수 있는 시기는 보통 20대에 시작된다. 그 이전까지는 입시 위주의 교육 하에서 자신을 잊어버리는 편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대학에 들어가 성인이 되고 진로를 고민하면서 자아 성찰도 시작된다. 더구나 취업난이 심해져 취업 준비 시기가 점점 앞당겨지는 시대에 자신에 대해 빠르게 알 필요성이 있다. MBTI를 비롯한 성격유형 검사는 이런 수요에 가장 적합한 해결책이 된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그래, 다 알겠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새삼 지금 와서 이 검사가 이렇게 뜨는 걸까? 학교 상담실에서 지루하게 진행되던 테스트가 왜 이제야 각광을 받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MBTI 검사는 공유하며 놀기 좋은, 한마디로 소셜미디어에서 빠르게 퍼질 수 있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MBTI 밈이 생기거나, 애인과의 궁합을 재보거나, 서로에게 MBTI 유형을 묻는 일이 흔해졌다. 사실 이는 예전에 큰 인기를 끌었던 혈액형이나 별자리와 유사하다. 여기에 성격유형 검사라는 나름의 공신력이 실리니 1020 여성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이다.


젊은 세대를 뜻하는 이른바 MZ 세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 타인과 일상을 공유하는 데 익숙하다. 그리고 MBTI를 비롯한 심리테스트, 성격 테스트는 자신을 표현할 좋은 재료가 된다. 자신이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누구나 성격을 가지고 있으니 대화의 물꼬를 트고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용이하다.





최근 몇 달 사이에 주목을 받았던 일명 '꼰대성향검사'도 비슷한 맥락이다. 즉각적이고, 직관적이며, 공유하기 좋다. 한마디로 가지고 놀기가 좋다. 여기에서 놀이 문화를 단순한 재미로만 엮어서 생각하면 곤란하다. 사람은 누구나 놀이를 통해 다른 이들과 관계를 맺고 집단을 형성한다. 놀이는 일종의 테스트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규칙을 잘 지키는지, 구성원을 배려하는지를 무의식적으로 저울질한다.


결론은 이렇다. MBTI 검사는 자아탐구를 하고 싶은 젊은 세대의 눈에 띄었다. 그 와중에 소셜미디어를 통해 하나의 놀이로서 퍼져나갔다. 그 놀이로 서로를 알아가고 일상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MBTI 검사가 새삼 다시 뜬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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