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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릴 오일 부적합 판정, 부작용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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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칙의 머피 2020. 6. 2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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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릴 오일 부적합 판정, 부작용은 없을까?


이번 달 9일, 식약처는 시중에 유통 중인 크릴 오일 상품 중 29%인 12종에서 항산화제인 에톡시퀸과 추출 용매가 기준치를 초과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또 크릴 오일의 경우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일반 기능식품이라며 과장 광고에 현혹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이 부적합 판정 소식을 접한 소비자의 관심은 크게 둘로 나뉘었다. 환불은 받을 수 있는지, 그리고 부작용은 없는지. 나 역시도 얼마 전 어머니께 크릴 오일을 사다 드린 터라 인터넷을 급하게 뒤적거렸다. 다행히 큰 부작용은 없다고 했고 환불 조치도 빠르게 이루어졌다.


이조차도 사실 말장난이다. 크릴 오일이 그렇게 광고하던 다이어트, 혈관 세척 등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권장량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을 섭취해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구토, 설사, 식욕감퇴 등 '사소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부적합 판정을 받기 전 기사를 찾아보니 부작용보다는 크릴 오일의 효능 위주로 나와 있었다. 언론도, 유통업계도, 제약업계도 사실을 축소해서 발표했다는 말이 된다.



흔히 거짓말과 진실을 섞어 상술을 부리는 것을 두고 '약을 판다'고 한다. 그만큼 약은 그 효능이나 부작용의 인과관계를 증명하기도 어렵고, 복용 방법이 잘못되었다며 빠져나갈 구석이 많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 크릴 오일 부적합 판정 사태 이후 불거졌을 뿐이지 이런 사례는 수도 없이 많았다.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살 빠지는 약, 피부 좋아지는 약이 고작 몇만 원에 팔리는데 거기에 대한 보증은 거의 없다. 한마디로 약 파는 사람들이 넘쳐난 것이다.


크릴 오일의 경우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한 홈쇼핑을 중심으로 살이 빠진다, 혈관이 깨끗해진다 등 여러 주장이 나왔다. 다이어트와 건강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 혹할 수밖에. 그리고 실제로 유통업계는 크릴 오일을 이용해 막대한 매출을 올렸다. 그리고 홈쇼핑을 자주 보는 사람은 알 것이다. 건강 관련 프로그램에서 크릴 오일의 효능에 대해서 떠들다가 채널을 돌리면 홈쇼핑에서는 여지없이 그 제품을 팔고 있다는 것을.


또 막상 효능이 없거나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도 이들은 또 다른 타깃을 찾아 떠날 뿐이다. 한때 열풍이었던 백수오를 비롯한 각종 건강기능식품이 그렇다. 이번에는 그 대상이 크릴 오일이었을 뿐이다. 어쩌면 이런 유통업계, 혹은 제약업계의 태도가 이 사태의 진정한 부작용인지도 모르겠다.





또한 무분별한 크릴 남획으로 인해 남극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는 주장도 들려온다. 고래나 팽귄 등 크릴을 먹고 살아가는 이들의 먹잇감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 자체는 큰 이슈가 되지는 못했지만 역시나 심각한 부작용이 아닐 수 없다. 지속 가능한 소비가 대두되고 있는만큼 이 문제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것이 돈 쓰는 것이라고 하지만 이제 돈을 쓸 때도 고려해야 할 요소가 점점 많아진다. 약 파는 이들은 소비자를 현혹할 것이고, 소비로 인해 어디선가는 동물들이 죽어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예전보다는 소비의 부작용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한다는 방증이다. 이번 크릴 오일 부적합 판정 사태를 보면서 느낀 점이 그거다. 여러 가지 의미에서 더 똑똑한 소비자가 되어야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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