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해군으로 입대하면 좋은 점과 안 좋은 점

정보 & 썰/해군

by 법칙의 머피 2020. 3. 13. 23:54

본문



해군 입대의 장단점


해군 입대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항공모함 전단? 수중훈련? 청해부대? 사실 육군이나 의경, 공군보다 해군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우선 인원이 다른 군인에 비해 적다. 육군이 약 50만 명, 공군이 6.5만 명인데 비해 해군은 4만 명 남짓이다. 주변에서 해군 나왔다는 사람이 거의 없는 이유다. 지역적으로도 주로 모항이 있는 부산이나 영남 지역 출신이 많아 수도권에서는 더욱 찾기가 어렵다.


만약 입대를 앞두고 있다면 많은 고민이 있을 것이다. 입대 자체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있지만 결국 체념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어쩌겠는가, 법이 아직은 그러한 것을. 이제 문제는 어디로 갈 것인가이다. 가만히 있으면 육군으로 간다. 그 외에 해군이나 공군, 의경, 카추샤 등으로 가고 싶다면 따로 지원해야 한다. 보통은 카추사를 먼저 지원하겠지만 운이 없다면 떨어지기 마련. 이제 선택의 시간이다.


어디를 가든 좋은 점과 안 좋은 점이 있다. 물론 군대가는 것 자체가 안 좋다고 생각할 순 있겠지만 말이다. 해군밖에 경험해보지 못했기에 다른 곳과는 풍문으로만 비교할 수 있을 뿐이다. 다만 약 2년간 복무한 기억을 더듬어 해군의 장단점 정도를 말할 수는 있겠다. 해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나 오해를 풀 수 있는 글이 되었으면 한다. 참고로 장교나 부사관이 아닌 철저히 병의 관점에서 작성되었다.






해군으로 입대하면 좋은 점


해군하면 떠오르는 건 아마 함정 생활일 것이다. 헌병이나 운전병 등의 몇몇 병과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함정생활을 거치게 된다. 이게 제일 좋은 점이자 안 좋은 점이다. 단점에 관해서는 뒤에서 살펴보고 우선 장점에 주목해보자.


사실 해상 생활은 고되고 힘들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짐작이 갈 것이다. 하지만 배 위에서 살아볼 기회가 몇 번이나 되겠는가? 항해사나 해운업 관련 업무에 종사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군대 자체가 특수한 경험을 제공해주지만 함정 생활은 그중에서도 더 특별하다. 선상에서 바라보는 석양, 돌고래, 거대한 파도 등 이야깃거리로 가득하다. 미국 항공모함이 입항해 타본 적도 있다.


또 군함에서는 병 하나하나의 역할이 중요하다. 허드렛일도 많이 하지만 동시에 병에게도 나름 권한이 많이 주어지는 편이다. 인원 자체가 적다 보니 이래저래 다양한 경험을 할 기회가 있다. 아, 그리고 배에서는 밥도 맛있다. 부식비가 육상에 비해 더 많이 책정되어 있고, 만약 출항을 나가면 야식도 따로 나온다. 뱃멀미로 다 게워내지만 않는다면 꽤 좋다.





앞서 언급한 해운업과 관련한 직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해군 입대는 더욱 매력적이다. 이런 직무의 경우 대개 일정 기간 이상의 항해 경험을 요구한다. 만약 해군에서 함정 생활을 했다면 그 기간만큼 항해 경험을 한 것으로 인정된다. 적어도 6개월에서 길게는 2년 남짓한 기간을 채우고 나올 수 있다.


육군에서 받는 유격 훈련이나 혹한기 훈련, 행군도 하지 않는다. 적어도 산에서 텐트 치고 잘 일은 없다. 대신 수영훈련이나 군함과 관련한 훈련을 받으면서 물을 좀 많이 먹게 되겠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육군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다. 수영을 좋아하거나 잘한다면 메리트가 있기도 하다.


해군은 기본적으로 육군이나 공군보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다. 만약 내가 속해있는 군함이 출항을 나가면 하루에 일정금액을 항해수당으로 받을 수 있다. 심지어 내가 휴가를 나가 있는 동안 출항해도 마찬가지다. 물론 당일치기는 안 되고 바다 위에서 밤을 보내야 가능한 일이긴 하다.


병 입장에서 가장 많이 벌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청해부대로 나가는 것이다. 청해부대는 소말리아 해협에서 상선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6개월에 한 번씩 교대근무를 하는데 꽤 많은 돈을 준다고 한다. 다만 자기가 지원해서 갈 수는 없고 가는 배가 정해져있어 그 군함으로 발령이 나야한다. 아예 청해부대를 염두에 두고 해군에 입대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해군으로 입대하면 안 좋은 점


이렇게 써놓고 보니까 장점이 생각보다 많다. 하지만 그만큼이나 단점도 뚜렷한 곳이다.


우선 해군은 해병대를 제외하면 훈련소가 가장 힘든 것으로 유명하다. 훈련 자체도 죽을 맛이지만 생활적인 면을 강하게 통제하는지라 숨 쉬는 것 빼고는 자유가 없다고 보면 된다. 이상하게 같은 얼차려도 수영장에서 받으면 어찌나 힘든지. 육군 훈련소에서는 병 조교가 있지만, 해군에서는 부사관이 교관을 맡고 있다. 장교도 훈련시키는 사람들인지라 만만치 않다.


앞서 언급한 함정 생활도 만만치 않다. 밥을 괜히 잘 주는 게 아니다. 뱃멀미는 기본이고 습기에, 모터 소리에, 침침한 조명, 각종 훈련 등으로 자칫 우울해지기 쉽다. 왜 사람이 땅 위에서 살아야 하는지 여실히 알게 된다. 꽤 위험하기도 하다. 불과 얼마 전에도 밧줄이 터지는 사고가 나 병 한 명이 유명을 달리했다. 어른 팔뚝만 한 고무줄이 나를 덮친다고 생각해보라. 바다로 출항을 나가는데 아무래도 위험이 따를 수밖에. 사실 군함 생활만으로도 앞에서 말한 장점을 상쇄시킬 정도다. 그만큼 힘들다.


중요하다면 중요한 사실 중 하나. 복무기간이 육군에 비해 길다. 지금은 그래도 20개월로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육군에 비해서는 2개월 정도가 길다. 공군보다는 좀 짧다는 것에서 위안을 삼을 수밖에. 병장 때 맞이하는 2개월은 정말 시계가 멈춘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장단점이 확실한지라 해군에 입대를 하라 하지마라 이렇게 말하기는 어렵다. 중요한 것은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는 거다. 물론 가면 어떻게든 해내게 되어 있기에 너무 미리부터 겁먹을 필요는 없다.


해군 안에서도 편한 부대, 편한 군함이라고 소문난 곳이 있긴 하지만 어디를 가나 사람이 문제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영어를 잘해 통역병으로 간 동기들은 부조리가 심한 부대로 발령이 났다. 배는 타지 않았지만, 더 힘들게 군생활을 마쳤다. 편한 육상생활을 마다하고 힘들기로 소문난 배로 돌아간 후임도 있었다. 결국 말하고 싶은 건 이거다. 어차피 갈 군대라면 해군 입대도 고려해보라는 것. 그리고 결국 꿀단지는 사람이 쥐고 있다는 것.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