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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대란이 일어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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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칙의 머피 2020. 2. 4.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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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대란은 왜 일어났을까?


바야흐로 마스크 대란이다. 일차적으로는 일명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하자 일어난 현상이다.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특히 마스크의 경우에는 현재 정부가 개입할 만큼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한 장에 천원 남짓하던 마스크를 한 장에 몇만 원에 파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어떻게 이게 가능한 걸까? 누군가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이야기한다. 경제학의 가장 기본이 아니던가? 수요가 올라가면 자연스레 가격이 오른다는 그 법칙. 하지만 단순히 수요와 공급만으로 설명하기에는 그 상승 폭이 무서울 정도다. 뭔가 다른 요인이 있지 않고서는 말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대체 누구의 잘못일까? 마스크를 사재기하는 소비자? 마스크 대란을 방관하는 정부? 이 기회에 한몫 챙겨보려는 유통업자나 공급업자? 아니면 전부 다? 이번 마스크 대란은 아마 조만간 진정될 것이다. 하지만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그 이유는 면밀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이런 일은 언제든지 반복될 수 있으니까.





1. 우리는 원래 마스크가 필요하다.


미세먼지가 정점을 찍던 시점에도 주변에서 마스크를 끼는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다. 길거리를 나가봐도 몇몇 외국인 여행자만 꼼꼼하게 마스크를 챙겼다. 이제는 익숙해져 버린 풍경이어서일까? 물론 나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언론을 타자 너도나도 마스크를 끼고 다니기 시작했다. 길거리에서 사람이 픽픽 쓰러지는 영상이 퍼지자 공포감이 퍼져나갔다. 중국에서 수십 명이 죽었다느니, 병원이라는 이름의 수용소를 만들어서 사람들을 격리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물론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등한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정확한 사실을 직시하는 태도도 필요하다.


사실 우리에게는 항상 마스크가 필요했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일상화된 요즘, 마스크는 이제 생활필수품이 되었다. 하지만 평소에 마스크를 주기적으로 구입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패션용으로 하나 장만해서 다니는 게 고작이다. 한번 쓰고 버리기도 아깝고, 답답하고 귀찮아서다. 이번 사태를 예측할 수는 없었겠지만 (나를 포함해) 이제서야 부랴부랴 마스크를 잔뜩 장만한다면 문제가 있다. 하지만 소비자만 탓할 수는 없지 않은가? 정부와 유통업자, 그리고 욕심 많은 공급업자는 어떤가?



2. 정부는 어디까지 개입해야 할까?


정치적 이념에 따라 온도 차는 있을지언정 정부도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국내에서 연달아 확진자가 나오며 초기 대응에도 실패했다. 이른바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자 부랴부랴 졸속 대책을 내놓고 있다. 국내에 입국하는 외국인 (특히 중국인)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해 허둥지둥하고 있다. 뭐, 이런 식이다.


평소 정부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이번만큼은 정부가 더 손을 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실 국민의 기본적인 생존에 관련된 부분이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반응이다.

아예 정부 차원에서 마스크를 배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사실 쉽지 않은 문제다. 실제 지자체 차원에서 마스크를 무료로 나눠주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몇몇 비양심적인 사람들이 무료 마스크를 쓸어가는 통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우선 국가 차원에서 마스크를 배부할 만큼 비상상황인지 따져봐야 한다. 짧은 기간에 공급업체를 입찰 및 선정해 온국민에게 공급할 만큼의 물량을 만들어내는 것도 힘든 일이다. 또 그렇게 생산한 마스크를 배부하는 문제도 있다. 어쩔 수 없이 시장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


정부의 역할은 그 시장이 원활하게 굴러가도록 잘 감시하는 것이다. 최근 마스크 사재기나 폭리에 대하여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하니 우선은 지켜보자.



3. 봉이 김선달이 판치지 않으려면


사실 이번 마스크 대란의 가장 큰 책임은 유통업자에 있다. 여기서 유통업자라고 하면 대부분 대형마트나 이커머스 (온라인 쇼핑) 업체를 떠올릴 것이다. 정말 그럴까?


유통업자는 말 그대로 상품을 시장에 유통하는 업자를 말한다. 그래서 쿠팡 같은 오픈마켓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도 유통업자다. 이들은 오픈마켓 소속이 아닌 그 사이트에 입점하는 형태로 상품을 제공한다. 아울렛에 권리금을 내고 들어가 있는 옷가게 사장님과 비슷하다.


최근 쿠팡이나 11번가 같은 오픈마켓이 활성화되며 그야말로 누구나 유통업에 뛰어들 수 있게 되었다. 이번에 문제가 되었던 한 장에 2만원짜리 마스크도 이런 오픈마켓에서 등장했다. 공급업자나 대형마트 등에서 물건을 싸게 떼어다가 가격을 올려서 파는 것이다. 이는 오픈마켓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일상적인 모습이지만 마스크라는 생존과 관련된 물건을 건드려 공분을 산 것이다.


그래서 11번가는 오픈마켓으로는 이례적으로 마스크를 직매입해 저렴하게 판매했다. 50만 장을 내놨으나 하루 만에 완판되었다. 공급가 수준으로 판매하는지라 아마 수익은 거의 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슈 몰이 목적도 크지 않았을까 싶다. 어쨌든 소비자는 저렴하게 마스크를 받을 수 있으니.


사실 대형마트나 이커머스 업체의 경우 자사의 이미지나 정책, 정부의 규제 탓에 가격을 가지고 장난을 치기 어렵다. 하루 이틀 장사할 뜨내기 장사꾼이야 단기적으로 폭리를 취한다지만, 계속 업을 이끌어가야 하는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그러기가 쉽지 않다.


같은 맥락에서 공급업자를 마냥 비난하기도 어렵다. 물론 몇몇 업체의 경우 공급가(정확히는 마진율)를 대폭 올려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사업을 이끌어야 한다는 비전이 있는 업체라면 이런 상황에 더 침착하게 대응한다. 소비자는 기억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판 봉이 김선달을 잡으려면 정부의 규제와 더불어 소비자의 역할도 중요하다. 모든 사회 구성원이 손발을 맞춰야 한다. 그래야 제2의, 제3의 마스크 대란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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