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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보다 심각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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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칙의 머피 2020. 2. 27.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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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19보다 심각한 것


이 시각 기준 코로나 19 확진자는 1,766명, 사망자는 13명이다. 사태의 심각성이 피부로 느껴질 정도다. 연일 터져 나오는 뉴스에 전염병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알고 있다. 전염성이 워낙 강해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도 종일 마스크를 쓰고 일한다. 하지만 조금 진정하고 주변을 둘러보자. 그럼 보이지 않던 사실이 하나둘씩 눈에 들어온다.


우선 코로나 19의 치사율은 3-4% 정도로 알려져 있다. 국내의 경우 단순계산을 해보았을 때 0.74% 정도다. 중국의 경우 현재 3% 정도의 확진자가 죽음을 맞이했다. 물론 최근에야 주목을 받기 시작한 질병이고 확률은 확률에 불과하다. 아직 속단하긴 이르다. 어차피 잘 안 죽으니까 걸려도 된다는 무책임한 말도 아니다. 다만 감염되면 죽을 것이라는 근거없는 공포에서는 조금 벗어날 필요가 있다.


코로나 19는 이 사회에 묻혀있던 여러 심각한 문제를 끄집어냈다. 작게는 마스크나 라면 사재기부터, 크게는 보건 인프라나 외교적인 문제까지. 사람은 위기일수록 더욱 자신을 분명히 드러낸다. 가식을 벗어던지고 본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현실도 마찬가지다. 일본 쓰나미 때 보여준 일본 국민의 모습에서, 난민을 향해 문을 열던 유럽연합의 모습에서, 그리고 코로나 19가 터진 한국 땅에서 여러 감정을 느낀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이 나라에는 바이러스보다 심각한 문제가 있구나.





영화 <감기>


2013년에 개봉한 영화 <감기>는 치사율 100%의 전염병이 덮친 한국의 현실을 비춘다.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 여기에서 제시하는 문제가 주변에서 소소하게나마 드러날 때 소름이 돋는다. 게다가 영화에서처럼 한 지역을 봉쇄하자는 발언이 정부에서 나온 직후니 더욱더 그렇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감염지역을 막아 더 이상의 추가 피해를 막는 것은 합리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생각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코로나 19 발생지인 중국에서의 입국을 아직도 허용하고 있다. 최근 외교부가 발표한 입국 금지 국가 명단에서도 빠져있다. 국민의 기본적인 생존권을 지켜야 하는 정부가 여전히 중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 와중에 대구-경북 지역을 봉쇄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니 분노가 터져나온 것이다.


이런 부류의 영화에 단골처럼 등장하는 사재기도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미국 영화처럼 마트를 터는 일은 발생하지 않지만, 카트를 여러 대 끌고 가 생필품을 싹쓸이하는 모습은 여전히 반복되었다. 급기야 라면, 쌀, 마스크 등의 상품에 대한 구매를 제한하는 지점까지 생길 정도다. 남이야 어떻게 되든 우선 나부터 살고 보자는 마음이다. 생존이 달렸는데 어쩌겠냐는 반론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평소에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사는지 안 봐도 뻔하지 않은가? 게다가 지금 상황이 과연 그정도로 심각한가?





더 심각한 건 마스크를 잔뜩 구매해 중국에 수출한 업자들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자본주의 사회니까 허용해야 한다고 하기에는 이들이 끼친 피해가 너무도 크다. 이제서야 부랴부랴 수출 제한을 한다지만 이미 한몫 단단히 챙긴 장사꾼들은 다음 타깃을 노리고 있을 것이다. 제한 조치와는 별도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인 감시가 필요한 이유다. 자본주의를 제대로 지켜보지 않으면 반드시 부작용이 생긴다.


코로나 19 확진자나 외국인에 대한 맹목적인 혐오도 수면 위로 떠 올랐다. 단순히 검사를 받거나, 심지어 바이러스가 완치되어도 학교에서 따돌림을 받는 일이 생기고 있다. 중국 유학생이 다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학원으로 항의 전화가 오기도 한다. 전염병을 도덕성의 문제와 결부시키던 중세시대의 모습이 재현되는 것일까? 이들은 치료하고 보듬어야 하는 대상이지 배척해야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이때다 싶어 혐오감을 마음껏 드러낸다면 나라는 사람의 수준을 대놓고 광고하는 격이다. 하루 이틀 일은 아니라지만 이제는 바뀔 때도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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