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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니셔> - 마블의 다크한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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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칙의 머피 2019. 10. 22.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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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니셔>

- 마블의 다크한 드라마


디즈니의 가족 친화적 정책과 더불어 갈 수밖에 없는 마블에 있어서 청불 등급이나 잔인함은 하나의 커다란 이슈다. 그나마 <퍼니셔>같은 드라마에서는 그런 걱정을 덜 수 있다.


영화와는 달리 전국 영화관에서 상영되는 것도 아니고, 특정 소비자의 입맛에 맞게끔 스토리를 짤 수 있기 때문이다. 대중에게 소구할 수밖에 없는 마블이 다음 페이즈(Phase)에서 드라마 라인업을 대폭 강화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데어데블>을 필두로 <퍼니셔>,< 제시카 존스> 등의 마블 드라마는 코믹스를 원작으로 하고 있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마블 영화와는 결을 달리한다.





마블 영화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시종일관 유쾌하고 밝은 톤을 유지한다. 심각한 상황에서도 나오는 유머나, 색감 및 연출 등으로 이를 구현해낸다. 하지만 위의 드라마들은 결이 거칠고 때로는 잔인하기까지 하다. 마치 DC 코믹스 원작의 작품들을 보는 듯 하다.


특히 <퍼니셔>는 잔인한 연출과 더불어 다크한 플롯까지 더해져 이질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퍼니셔가 데어데블 등 몇몇 캐릭터를 모아 결성한 이른바 '디펜더스'에 끼지 못한 것도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 때문일 것이다.


속칭 '빠꾸 없는 상남자'나 거친 액션, 다크 히어로를 좋아한다면 <퍼니셔>를 추천한다. '퍼니셔' 자체가 되어버린 존 번설의 연기가 빛을 발한다.




1. 정의란 무엇인가?


드라마 <퍼니셔>의 주인공 프랭크 캐슬은 전직 해병대원으로 자신의 가족을 죽인 배후를 찾아 복수를 감행하는 인물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한 치의 망설임도 없다.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는 클리셰적인 악당을 향해서도 거침없이 방아쇠를 당긴다.


그런 그에게도 신념이 하나 있다. 무고한 사람들을 절대 건드리지 않는 것. 자신의 잘못으로 다른 사람들이 사건에 휘말리게 되자 엄청난 죄책감에 빠지기도 한다.


<퍼니셔>는 정의란 무엇인지 묻는다. 프랭크 캐슬은 가족을 잃고 복수심에 불타 앞을 가로막는 사람들도 무참히 살해한다. 물론 이들은 갱생이 되지 못할 악당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퍼니셔에게 이들을 죽일 자격이 주어지는 것일까? 이것은 정의로울까?


물론 퍼니셔는 자신의 행동이 정의라고 믿는다. 몇 번 흔들릴지언정 꺾이지는 않는다. 그래서 망설임이 없다. 결국 이런 이야기들이 으레 그렇듯, 신념끼리 충돌 시켜 그 결과를 볼 수밖에 없는 걸까? 이 다크 히어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걸까?



2. 특유의 거친 액션


액션 장면(Scene)은 기본적으로 쾌감을 불러온다. 폭력을 통해 문제가 해결되어 가는 장면은 현실적이지는 않지만 그렇기에 더 시원하다. 주먹 아래에서 정의가 구현되고, 답답함이 풀리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히어로의 액션에 열광한다.





드라마 <퍼니셔>가 보여주는 액션은 다른 마블 영화와는 결이 굉장히 다르다. 한마디로 선이 부드럽지 않다. 한 남자의 처절한 절규와 더불어 뭉개지고, 찌르고, 부서진다. 퍼니셔는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기며 정말 죽기 살기로 싸운다.


처음에는 이상하게만 들리던 퍼니셔의 괴성이(?) 결국 이 캐릭터의 거친 성격과 처절함을 대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래서 '어쨌든 이기겠지'하고 팔짱을 끼고 있다가도 조마조마하게 된다.


이 특유의 쫄깃함이 또한 이 다크한 드라마의 매력이다. 점점 비현실적으로 변해가는 액션 시장에서 그래도 사실적인 작품 하나를 봤다는 것만으로도 짜릿하다.



3. 다크한 마블도 기대되는 이유


마블은 분명 대중을 대상으로 더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DC 특유의 이른바 '다크함'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다. 나도 마블 영화를 좋아하지만 동시에 '다크 나이트' 시리즈의 어두움을 사랑하고, 최근 개봉한 <조커>에도 푹 빠졌더랬다.





마블 역시 가만히 있지 않는다. 앞으로 개봉할 <블랙 위도우>나 <닥터 스트레인지 2>는 전작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진행될 예정이다. 마블은 또한 드라마를 중심으로 새로운 청사진을 펴고 있다. 다크함이 한껏 묻어나는 <퍼니셔> 역시 이러한 계획의 일환이다.


물론 디즈니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한 완전히 방향을 틀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런 다양한 시도로 구축할 수 있는 입체적인 세계관 역시 포기할 수는 없다. 역시 마블이라며 무릎을 치게 되는 순간이 또 오기를 나는 기다리고 있다. 드라마 <퍼니셔>에서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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