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일본 만화 캐릭터의 눈이 큰 이유

컨텐츠/만화&애니메이션

by 법칙의 머피 2019. 12. 15. 22:35

본문




일본 만화는 왜 캐릭터의 눈을 크게 그리는 걸까?


일본 만화 캐릭터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는 눈이 크다는 것이다. 만화 내에서야 자연스럽게 표현이 되지만 사실 실제 그렇게까지 눈이 크다고 생각해보면 이질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더구나 일본 만화 캐릭터의 주류를 차지하는 일본인 내지는 동양인은 서양인보다 눈이 작은 편이다.


미국 만화와 비교해보면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미국 만화의 경우 선이 굵고, 각진 모습, 실제와 같은 크기의 눈을 가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일본 만화는 대부분 선이 부드럽고 둥글둥글하며 눈을 과장되게 그린다. 왜 그럴까?





1. 데즈카 오사무


1937년, 디즈니에서 영화 <백설 공주>가 제작되어 상영된다. 이 영화는 사상 최초로 제작된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로 당시 많은 사람을 경탄하게 했다. 그중 한 사람이 바로 만화가인 데즈카 오사무다. 당시 일본 만화는 민화풍의 캐릭터를 내세웠다. 그 때문에 실제 일본인들의 모습을 반영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디즈니 작품들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백설 공주>나 <미키 마우스>처럼 눈이 큰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데즈카 오사무는 여기에서 영감을 받아 <우주소년 아톰>을 연재하기 시작한다. 만화의 불모지였던 일본에서 만화 산업이 본격적으로 태동하는 순간이었다. 그 이후에 수많은 작가도 그의 영향을 받아 캐릭터의 눈을 크게 그리기 시작했고, 이는 일본 만화의 특징으로 굳어진다. 그렇다면 애초에 데즈카 오사무는 왜 캐릭터의 큰 눈에 주목 했던 걸까?




2. 서양에서 헬로키티가 팔리지 않은 이유


<헬로키티>는 일본에서 탄생한 캐릭터로 일본과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헬로키티 전문 카페가 있을 만큼 인지도가 높은 캐릭터다. 하지만 유난히 서양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했다. 왜 그랬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입이 없어서'이다. 서양 사람은 입으로 상대방의 감정을 파악하는 습성이 있다. 그래서 의사소통에 있어서 말이나 입모양이 굉장히 중요하다. 입이 없는 헬로키티의 모습은 그만큼 이질적이다. 반대로 동양에서는 상대방의 눈을 통해 마음을 읽어내는 습관이 있다. 실제로 입 근육과는 달리 눈에 있는 근육은 의식적으로 통제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한다. 입보다는 눈이 그 사람의 진심을 더 훌륭하게 담아내는 것이다.


잘 알려진 예로 이모티콘이 있다. 서양에서는 ":) :P :-)" 와 같이 입 모양이 달라지는 식으로 활용하는 것과는 달리 국내를 비롯한 동양 문화권에서는 "^ㅡ^ ㅡ.ㅡ ㅜ.ㅜ"와 같이 눈 모양이 바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밖에도 일본 만화 내에서 유난히 눈에 대한 언급이 많은 것도 여기에서 기인한다. '좋은 눈이다, 눈이 죽어 있군' 따위의 대사가 이 상황에 해당한다.





이런 상황에서 캐릭터를 담아내기에 큰 눈만큼 좋은 매개체는 없다. 이곳저곳에서 반사된 빛이나 그 캐릭터의 성격, 감정, 주변 상황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른바 '실눈 캐릭터'는 뭔가를 감추고 있는 이미지로 그려진다. 주로 강한 힘이나 비밀, 거짓말을 품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블리치>의 이치마루 긴이 대표적이다. 눈을 통해 감정을 읽는 동양인에게 그는 수수께끼의 인물이다. 그 때문에 섣불리 신뢰할 수 없어 연출에 긴장감을 부여한다. 일본 만화에서 이런 캐릭터가 눈을 뜰 때는 조심해야 한다. 자신의 감정을 처음으로 드러내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 만화의 경우 캐릭터의 대사를 통해 감정을 전달한다. 그래서 미국 만화를 보면 글자가 거의 컷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 자신의 감정과 생각, 상황을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본 만화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다. 그저 눈을 클로즈업하는 그 미묘한 순간 하나면 그만이다. 물론 <데스 노트>같은 예외가 있긴 하지만. 그만큼 일본 만화 캐릭터에게 있어 큰 눈은 중요한 요소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